현실에서 겪은 상처의 치유가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인간 내면의 세계.
그것이 곧 벽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며,
자신 안에 내재된 ‘나’의 분신들과 여러 형태들이 하이바네라는 존재로서
서로가 서로의 동료가 되어 합심하여 이뤄내는 구원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자기 내면에 스스로를 일시적으로 가둬 행하는 자가 치유 말이다.
즉,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자신의 존재성을 벗어나게끔 도와주는
내면에 잠재된 세계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하튼, 그 무엇이건 간에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홀로서기 곧 구원은 ‘혼자’서 이뤄내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리라.
쿠우의 홀로서기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해온 생활이 축적된 가운데,
라카의 탄생을 통해 완성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방황해온 레키 역시 효코와 미도리와의 화해 및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라카를 통해 그토록 바라던 구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라카는 마음 깊이 자신을 염려해준 그 어떤 존재와
언제나 마음 의지할 수 있었던 레키를 비롯한 하이바네 동료들 틈바구니에서
서서히 꿈을 기억해내고 타인의 구원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제목 또한 하이바네 '연맹'인 건지도 모른다.
결국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스스로 모를 뿐이지, 당신의 곁에는 분명 누군가 있다.
그러나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자신을 봐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고 여겼기에 라카는 절망감에 추락해갔다.
하지만 뒤늦게야 바로 곁에 누군가가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레키는 손만 내뻗으면 될 텐데도 그때껏 누구도 부르지 않았었다.
그러나 입 밖으로 누군가를 부르는 순간 라카는 당장 달려 와줬다.
그러므로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불러보라,
아니, 스스로 달려갈지어다...